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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야설-나비의 늪 3부

M 마스터 0 701

미야누나가 내게 제의한 것을 가지고 며칠동안이나 고민을 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순지누나가 죽은 뒤로 시장의 포목점을 어쩔 수 없이 나가기는 하지만, 얼굴

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 하였다.

나는 어머니에게 미야누나 집으로 잠시 들어가 있겠다고 이야기 해야지 하는 마음을 

먹고 있다가도 피곤에 찌들은 얼굴로 돌아오신 어머니 얼굴을 마주 할 때면 그 말은 

입안에서 뱅뱅돌다 끝내 꺼내지도 못하고 말았다.

오늘 저녁은 얘기를 해야지 하다가도 집으로 돌아오신 어머니의 넋두리를 듣고 있노라

면,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가 않는 것이다.

어머니는 이제는 나 하나만 의지한다는 말씀을 자꾸 하신다.

그 말을 들으면 마음 단단히 먹고 이야기 해야지 하던것이 결국은 하지를 못하는 것이

다.

그러기를 벌써 일주일여가 지났다.

어머니는 아침일찍 시장으로 나가시는 반면 나는 아침에 이모가 와서 깨워야 일어나는

 형편이니 어머니를 아침에는 만날 수가 없다.

미야누나와 섹스를 하고 온 지 삼일 정도가 지났는데, 여자생각이 간절히 났다.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내 자지는 아침이면 발기가 되어 팬티에 큼직한 텐트를 치는 형

편이다.

미야누나와 섹스를 하지 않았을 때는 잘 몰랐으나, 그녀와 섹스를 하고 난 뒤부터는 

또 다시 여자생각이 간절하여 졌다.

그 날 아침도 내 방에서 늦게까지 잠을 자고 있는데, 이모가 들어 와 나를 깨우면서 

덮고 있던 이불을 훌쩍 걷어 버리며 나를 깨웠다.

마침 그 날 밤 잠이 든 뒤 꿈속에서 여자와 섹스를 하는 꿈을 꾸면서 몽정을 하고 말

았다.

결국은 팬티를 흠씬 적셔버려서 자다 일어나 속옷을 다 벗어 버리고 알몸으로 이불속

에서 잠이 들었던 것이다.

"순호야! 그만 일어나, 해가 중천에 떳다."

하며 이불을 걷다가 알몸으로 자고 있는 나를 보고는 놀라 멍청이 서 있었다.

"어머머! 얘 좀 봐......"

이모가 그렇게 깨워도 일어나지 않던 나는 갑자기 싸늘한 기운에 눈을 떠보니 이모의 

시선이 시커먼 털이 수북하게 우거진 속에서 커다랗게 발기해 있는 내 자지에 머물러 

있었다.

"에이 참! 추워, 이모 뭐 해?"

하는 내 소리에 도둑놈이 주인에게 들킨 것 처럼 깜짝놀라 내 자지를 보던 시선이 나

의 눈과 마주치자 얼굴이 붉으스레 해지며 나에게 이불을 다시 덮으며 말했다.

"야! 이 녀석아, 다 큰 녀석이 그렇게 알몸으로 자?"

"이모가 이불을 걷었잖아?"

"빨리 일어나, 아침 밥 먹어야지?"

하며 이모가 밖으로 나가려다 내가 벗어 방 한쪽에 던져놓은 팬티를 빨기 위해 집어 

들더니 코를 실룩이면서 냄새를 맡았다. 

그러더니 얼른 밑으로 내리며 내 눈치를 본다.

나는 눈을 감은 것처럼 하고 실눈을 뜨고 이모 얼굴을 살펴보니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랐다.

나는 이모가 밖으로 나가자 다시 이불을 끌어다 덮으며 잠 속에 빠졌다.

얼마큼 잤을까?

밖에서 빨래와 집안 청소를 하는 이모의 수선스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잠에서 일어나 보니 팬티와 런닝이 방문 앞에 있었다.

아마 이모가 가져다 주었을 것이다. 

나는 속옷을 걸쳐입고 터질 것 같이 가득찬 오줌을 화장실에서 시워하게 쏟아 내었다.

마지막 오줌방울이 떨어질 때 쯤 진저리를 치고서 팬티를 올리며 배설의 시원한 쾌감

을 느끼며 생각을 했다.

'남자는 오줌을 싸는 거나 여자 보지에 정액을 싸는 거나 싸고 난 후의 시원한 기분은

 같은 것 같다.'

라고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자지가 다시 큼직하게 발기를 했다.

조금전 오줌이 가득 차 있어서 커진 것과는 달리 여자생각만 해도 그게 발기를 해 버

렸다.

내 방에 돌아와 집안에서 입는 간편한 옷으로 입고 밥을 달라고 하기 위해 이모를 찾

았다.

그런데 이모가 밖으로 나간는지 집안이 조용하다.

나는 이모를 찾아 먼저 이모방으로 가 살며시 문을 열어 보았다.

그러나 이모는 없었다.

지금 이모가 쓰는 방은 원래는 이모방이 아니고 순지누나 방이었다.

이모는 어머니와 함께 큰 방을 썼는데, 순지누나가 병을 앓고 있으면서 약도 잘 먹지

를 않자 어머니께서 안방으로 순지누나를 옮겨서 어머니와 같이 방을 쓰게 하고 이모

가 순지누나 방을 썼던 것이다.

다음으로 어머니가 쓰시는 큰 방으로 가 미닫이 문을 열어보자 이모가 요 위에 속옷차

림으로 누워서 잠이 들었다.

오전 내내 빨래와 집안 청소, 그리고 마당청소 등을 하고보니 몹시 피곤 했던가 보다.

이모가 누워있는 옆에는 얇은 차렵이불이 옆으로 밀려나 있었다.

아마도 잠을 자다 움직이는 바람에 위에 덮었던 이불이 옆으로 밀려나고 속옷차림이 

그대로 들어난 것이다.

이모는 위에는 브라자만 하고 있었고, 밑에는 얇은 삼각팬티만 입고 자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문을 닫으려다 이모가 "끙" 하는 소리를 내면서 옆으로 누웠던 몸이 반듯

이 눕자 하얀 삼각팬티 위로 도도록하게 솟아난 이모의 보지둔덕이 내 눈 앞에 펼쳐졌

다.

거기다 얇은 면 팬티였으므로 팬티속의 보지털이 거무스름하게 비쳐 보였다.

그것을 보자 내 자지는 팽팽하게 발기를 하고 말았다.

지난번 미야누나와의 섹스 뒤로는 젊은여자의 몸을 보게되면 젖가슴쪽과 하복부쪽으로

만 눈길이 갔는데, 눈앞에 얇은 면팬티만 걸치고 거무스름하게 비쳐 보이는 보지둔덕

이 보이자 가슴이 울렁거리며 얼굴에 열기가 올랐다.

나는 눈을 빛내며 이모의 보지부근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마음속에 갈등이 일었다.

'저기가 이모보지인데.....보지털이 다 비쳐보여, 한번 팬티를 들추고 봐?' 

'에이 안되지.....그래도 이몬데.....'

'이모 모르게 가만히 보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이모가 깨어날지도 모르니까 안될거야.....'

'그래도 집안일을 많이 해서 피곤하니까 낮잠을 자는데.......가만히 하면 모를거야!'

'그래! 까짓거....내가 이모 보지 좀 봤다고, 이모가 알아도 어쩔수 없을 거야! 그래!

 한번 보기만 하는 거야!'

나는 그러한 생각이 들자 이모 옆으로 다가가 살그머니 앉았다.

가슴이 쿵쿵하고 울린다.

나는 그렇게 내 심장 뛰는 소리를 이모가 들을 수 가 없는데도 그 소리가 밖으로 나와

 이모가 들을까 봐 한동안 움직이지 않고 마음을 진정 시키고 있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고 바지속에 든 자지만 더욱 크게 발기를 했다.

소리나지 않게 긴 숨을 들이 쉰 다음 조용히 토해내며 손을 이모의 보지둔덕에 살며시

 얹어 보았다.

이모 보지둔덕을 덮음 손에 까칠까칠한 느낌이 전해졌다.

얇은 팬티 위로도 이모보지털이 느껴진다.

조심조심 손을 이동하여 팬티를 살며시 들고 고개를 숙여 내려다 보았다.

이모 보지둔덕 위로 많지 않은 보지털이 새카만 윤기를 내며 소담 스럽게 돋아나 있었

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한손으로 팬티를 들고 다른손을 안으로 들여 밀어 넣어 만져 

보았다.

사그락 거리는 느낌이 손안에 가득히 느껴져 왔다.

내 자지는 더 이상 발기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서 이제는 아픔이 느껴질 정도 였다.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이모 팬티를 양손으로 잡고 살금살금 벗겨 내렸다.

혹시나 이모가 깨지나 않을까? 조심하며 벗기다보니 내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한참동안 애를 쓴 끝에 팬티 앞 부분은 상당히 벗겨 내었는데, 엉덩이 부분이 꼭 눌려

 있는 통에 이모 엉덩이를 들지 않는 한 벗길 수가 없다.

이리저리 살금살금 벗겨 내려해도 더 이상 내려가지 않았다.

그런데 잠결에 이상했는지 이모가 또 다시 "끙"소리를 내더니 옆으로 돌아 눕는다.

나는 이모가 깨어나는 줄 알고 가슴이 콩알만 해졌다.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있는데, 그 순간이 얼마큼 긴지 손안에 땀이 다 배어 나왔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도 이모가 가만히 있자, 나는 다시 용기가 생겼다.

엉덩이 뒷부분에 걸쳐진 팬티를 잡고 내리자 쉽게 엉덩이를 감싸고 있던 팬티가 밑으

로 내려왔다.

그러나 이제는 이모가 옆으로 눕는 바람에 골반옆에 팬티 한쪽이 걸려서 더 이상 내려

오지 않았고, 또 이모 보지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옆으로 누운 이모를 반듯하게 눕도록 조심스럽게 가만히 당겼다.

처음에는 힘을 조금밖에 주지않아 잘 움직이지 않더니, 내가 약간 힘을 더 주어 당기

니 이모는 또 다시 반듯하게 누웠다.

이제는 팬티도 걸린것이 없어 쉽게 밑으로 내려왔다.

보지를 가리는 천조각이 없어지자 이모보지는 내 눈앞에 적라나하게 들어났다.

약간 곱슬거리는 보지털은 보지둔덕 부근에 소담스럽게 돋아나 있었고, 두 다리가 시

작된 곳에 도끼로 콱 찍은 것 같은 자국이 세로로 길게 나 있었고, 그 세로 금 사이에

 삼각형의 조그만 살점이 뾰쪽하게 위로 솟아나 있었다.

그곳 주위에는 털이 하나도 없었고 약간 검은색의 부드러운 살갗이 들어나 있었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이모 얼굴을 슬쩍 살펴 보았다.

이모는 세상 모르고 입가에 약간의 침까지 흘리며 깊이 잠들어 있었다.

'흐흐흐흐...세상에 무슨 낮잠을 이렇게 깊이 잘까? 덕분에 내가 이모보지를 보게 되

었지만 말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모보지를 자세히 가까이서 살펴보려고 고개를 숙이니 내 코에 약하게 고리타분한 냄

새가 맡아졌다.

그 냄새가 나를 더욱 흥분을 시켰다.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내일은 삼수갑산을 갈 망정 오늘은 내 욕심을 채우고 싶었다.

처음에 이모보지를 보기만 하려는 마음이었는데, 보고나니 그곳에 넣고 미야누나에게

서 느꼈던 짜릿한 쾌감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어졌다.

이모 다리를 벌리고 보지를 자세히 보고 싶은데 팬티가 걸린다.

나는 이모 무릎 부근까지 내려진 팬티를 이모다리를 가만히 들고 완전히 다리에서 빼

내는데 성공을 했다.

이제는 다리를 벌리는데 걸리적 거리는 팬티도 없다.

나는 가만가만 이모다리를 벌리기 시작하였다.

다리를 잡고 조금 벌리다 이모의 숨소리가 달라지면 멈추고 또 숨소리가 고르게 들리

면 다시 벌리고 하는 동작을 반복하여 다리를 큰대(大)자로 벌리고 그 사이에 엎드려 

벌어진 이모 보지를 자세히 살폈다.

이제는 그 고리한 냄새가 한결 짙게 맡아졌다.

나는 그 냄새를 맡으며 이모보지속을 살펴보니 붉으죽죽한 살이 들어나 있었다.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츄리닝 바지를 벗고 귀두 끝에 맑은 겉물을 질질 흘리는 

내 자지를 꺼내었다.

무릎을 꿇고 이모 보지에 자지끝을 대었으나 이모가 두 다리를 반드시 뻗고 있는 통에

 잘 안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이모가 깨든지 말든지 아랑곳하지 않고 이모 두다리 잡고 위로 들면서 

다리를 벌렸다.

그렇게 하니 이모 가랑이는 확 벌어졌고, 내 몸은 이모 위에 엎드릴 수가 있었다.

내 자지가 이모보지에 닿는 순간,

"억! 누..누구야!"

하며 이모가 눈을 번쩍 떳다.

순간 나는 당황했으나, 두 눈을 찔끈 감고 이모 상체를 끌어 당기며 그대로 하체를 눌

러 이모보지에 닿아있는 자지를 그대로 박아버렸다.

"아악! 아파!..누..누구야! 엉!"

좁은곳을 파고드는 느낌과 뜨거운 용광로속에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한꺼번에 자지

를 통해 머리속으로 전해졌다.

나는 아무말도 없이 그대로 하체를 움직여 이모보지에 박아대기 시작하였다.

"아악! 아파! 아파!..도..도둑이야!..도..으읍..읍..."

이모는 잠결에 깨어나 위에서 박아대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고 단순히 도둑이 들어 자

기를 겁탈하는 줄 알았는지 도둑이라고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나는 엉겁결에 이모의 입을 손으로 틀어 막으며 그대로 박아 대었다.

"읍...으읍..읍...읍..읍...."

이모는 손으로 반항을 하려해도 상체가 딱 달라붙어 있어서 잘 움직일 수가 없자 손톱

으로 내 등짝을 후벼파기 시작하였다.

이제는 내가 등짝이 쓰라렸다.

나는 그대로 박아대며 이모 입을 막았던 손을 놓고 이모에게 말했다.

"이모, 그만 해 나야..."

내가 그렇게 말을 하자 이모는 내 등짝을 후비던 손을 놓고는,

"윽!..너..너..으윽!...너...순호 네가....."

그렇게 말을 하더니 내 등짝을 아프게 치더니 울면서 말했다.

"억..너..빨리 안 내려가? 헉..헉...너..너..이모한테 이럴 수 있어?"

"허억! 아..안돼! 헉!헉! 이모 나 참을 수가 없었어..."

하며 나는 계속 박아 대었다.

"흑..흑..흑..수...순호야!..너 하고..흑..는 이러면...흑..안 되잖아?..흑..흑.."

내가 계속 움직이며 박아대니 이모는 말을 잘 하지 못하면서도 울면서 나를 설득하려

고 애를 썻다.

"이모! 헉!..허헉! 이모!..이제는 어쩔 수 없어...으으윽! 이모보지에 내 자지가 들어

가 버렸어...."

이모는 내가 자지니 보지니 하고 말을 하자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이제는 흐느끼

기만 하였다.

"흐흐흑...흑흑..흑흑흑..."

나는 이모가 울거나 말거나 내 욕심만 채우기 위해 열심히 움직이며 이모보지에 박아 

대었다.

이모보지는 처음에는 애액이 나오지 않아 드나들기가 뻑뻑하더니 어느정도 움직이자 

이제는 아주 드나들기가 부드러워 졌다.

여자 보지는 여자의 뜻과는 상관없이 남자 자지가 드나들면 애액을 뿜어내는 모양이었

다.

이모보지도 이모 뜻과는 상관없이 내 자지가 드나들자 미끄러운 애액이 흠뻑 흘러나와

 내 자지와 이모보지 부근을 적셨다.

"퍽!퍽!퍽!..퍼퍽!퍽!퍽!.."

"찔꺽!뿌직! 찔꺽!뿌직!..철푸덕! 뿌지직!.."

이제 이모는 흐느끼며 가만히 있었지만, 내가 움직이는 대로 이모보지에서는 야릇한 

소리가 조용한 방안을 울렸다.

"헉!헉!헉! 허헉!헉!헉! 으으으...이모..."

이모는 나무등걸처럼 가만히 있었지만, 내 자지가 드나드는 이모 보지는 내 자지를 꼭

꼭 조여대고 있었다.

처음에는 애액이 없어 뻑뻑한 줄 알았는데, 애액이 흘러나와 부드럽게 들어가도 내가 

보지속에 깊이 박아 넣으면 이모보지는 내 자지를 빨래를 쥐어짜듯 움찔움찔 거리며 

조여 대었다.

"흐으흑! 흑흑...흐윽!..흑!..흑흑흑..."

이모는 울음인지 흥분이 되어 나오는 신음인지 알 수없는 소리를 흐느끼고 있었다.

그러기를 얼마안돼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한계 상황에 다달았다.

"허헉! 이모! 나...나...싸..으으윽!..으으으!...허억! 헉!...으으으으........"

나는 찌릿한 감각이 사타구니에서 올라 오더니 시원스럽게 쏟아져 나가는 그 순간 내 

등골에서 부터 짜릿한 감각의 쾌감이 휘감아 머리끝까지 왔다. 

순간 내 머리속은 하얗게 변하며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고, 오직 이모의 몸을 꼭 

끌어안고 이모보지에 내 자지를 반복적으로 밀어 붙이며 울컥울컥 정액을 토해 내기만

 하였다.

정액이 쏟아져 나갈 때마다 짜릿짜릿한 쾌감은 피어 올랐다.

"으~~~~~~~으...허어억!..."

내가 벌컥거리며 쏟아낼 때마다 이모보지는 내 자지를 꼭꼭 조여대었다.

몇 차례나 쏟아낸 나는 마지막으로 이모 몸을 꽉 끌어안고 온 몸을 부르르 떨다가 옆

으로 굴러 떨어졌다.

이모는 내가 옆으로 굴러 떨어지자 몸을 옆으로 돌리며 흐느끼더니 이내 일어나 자기

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가쁜 숨이 진정이 되자 후회스러움이 몰려들었다.

'나는 나쁜놈이야,....이모을 겁탈 하다니.....이제 이모 얼굴을 어떻게 봐야 돼...어

휴! 이 죽일놈....조금만 참지.....또 어머니께서라도 아시게 된다면?....."

그 다음 일은 생각 하기도 싫었다.

나는 한 동안 들어누워 움직이지 않고 생각을 했다.

'이제는 어쩔 수 없다, 어머니한테 가서 말 하고 가야겠다.'

몸을 일으켜 욕실에서 대강 씻고서 나는 내방에서 베낭에 속옷 몇가지와 겉옷 한벌을 

챙겨 넣은 후 시장에 있는 어머니 가게로 갔다.

"순호야, 네가 어쩐 일이냐? 가게를 다 오고....."

".....엄마....."

"왜? 말 해 봐라, 왜 그렇게 뜸을 들이냐? 혹시 돈이 필요하냐?"

"아..아니요, 실은....."

"뭔데....?"

"당분간 친구집에 가 있으려고요."

"..............."

어머니는 말도 없이 '얘가 왜 이러나' 하는 듯 나를 물끄러미 바라 보시더니,

"네가 나가면 집에는 엄마와 이모밖에 없는데.......알았다. 친구집에 가 있더라도 자

주 들리고, 나쁜짓은 하지말고......."

"네!"

 

내가 미야누나의 집으로 옮겨온 지 일주일째 되는 날이었다.

그날은 마침 미야누나도 아침부터 외출해 버렸고, 지야도 학교로 가 버렸기 때문에 집

에는 나와 가정부 아주머니뿐이었다.

막내인 주야도 학교로 가 버리고, 넓은 집은 텅 비어 있었다.

나는 응접실에서 열 두 시쯤 돌아오겠다던 미야누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밤의 두 번째 유혹을 끝으로 미야누나는 다시 나를 자기 품 속으로 끌어 들이지는

 않았다.

내 방은 이층 미야누나 옆방에 있었고, 지야와 주야는 아래층에서 각기 방을 하나씩 

쓰고 있었다.

지야는 대학교 이학년이었고, 주야는 여고 삼학년이었는데, 둘이 모두 미야누나의 말

엔 절대로 복종하는 것 같았다.

부모가 없기 때문에 장녀인 미야누나의 말에 고분고분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깊은 어떤 사유가 숨어 있는지도 몰랐다.

지야는 나에게 순호씨! 하고 깍듯이 경어를 썼고, 주야는 어느새 나를 오빠라고 하며 

응석을 부리고 있었다.

미야누나는 밤마다 자리에 들기 전에 내 방으로 들어와 나의 뺨에다 입을 맞춰주곤 자

기 방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랬을 뿐 그 이상의 어떤 일도 해 주진 않았다.

나는 공연히 초초하고 불안했다.

그러나 어느새 일주일이 지나자 이러한 초초도 희미해져 버렸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그런 대로 안정되어 가는 자신을 찾아내게 되었다.

나는 한 학기를 휴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나의 죽음으로 인하여 어머니의 장사수입에서 나오는 빤한 이익금은 모조리 누나 밑

에 들어가 버렸기 때문에 나는 학업을 계속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자 미야누나는 휴학계를 취소하고 아직 등록 기일이 남았다면 등록을 하라고 했지

만, 나는 사양하고 말았다.

미야누나는 부모가 남겨 놓은 여러가지 유산관계의 일 때문에 오전에는 언제나 바빴다

.

변호사를 만난다, 여러 곳에다 전화를 걸어 본다, 그리고 전화를 받느라고 눈 코 뜰 

사이가 없었다.

그럴 땐 언제나 나는 전화를 대신 받기도 하고, 그녀가 시키는 대로 전화를 걸어 사람

을 불러내기도 했다.

그러면 미야누나는 

"순호는 아주 훌륭한 비서야!"

하고 나를 은근히 추켜세웠다.

그날 아침에도 미야누나는 변호사를 만나야 한다고 집을 나갔던 것이다.

열 한시가 조금 지났을 때였다.

갑자기 대문에서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려왔다.

가정부 아주머니가 대문으로 나갔다.

나는 미야누나가 돌아왔는가 하고 현관으로 나가 보았다.

그러자 가정부 아주머니가 대문에서 누군가 하고 다투고 있었다.

"글쎄, 나중에 다시 오란 말이예요. 지금은 안 계시다니까요."

나는 거지인가 했는데, 남자의 굵은 목소리가 점잖게 뭐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나는 급히 대문으로 나가 보았다.

"누구지요?"

나의 물음에 가정부 아주머니는 찌푸린 얼굴로,

"글쎄요, 큰 아가씨가 안계신데두 자꾸만 들어와서 기다리겠다고 하잖아요? 매일이다

시피 이렇게 찾아와서 큰 아가씨를 괴롭히는 남자예요."

하고 약간 뒤로 물러났다.

대문 밖을 내다보니, 거기 문 밖에 초라한 회색 바바리를 걸친 삼십대의 남자가 헝크

러진 머리를 한 손으로 북북 쓸어올리고 있었다.

나는 첫눈에 그 남자를 알아 볼 수 있었다.

그는 얼마 전 술집에서 미야누나가 대신 술값을 치뤄 주었던 시인이라는 바로 그 남자

였다.

"어디서 오셨지요?"

내가 시치미를 떼고 묻자 그는 갑자기 히죽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어디서라고 물었소?....난 그런 주소가 없는 사람이요."

그리고는 머리를 쓸어올리고 있던 손으로 수염이 자라 까칠한 턱 밑을 쓰다듬으며 잠

시 나를 쳐다보다가,

"이 집에 전에는 없던 젊은이로군, 어디서 왔소?"

하고 물었다.

나는 갑자기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내가 순지라는 여자의 동생이라고 한다면 그는 대체 어떤 얼굴을 할까?

그는 누나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나 할까? 

그러면서 나는 이렇게 되물었다.

"누굴 찾아오셨죠?"

무뚝뚝한 나의 태도에 그는 잠시 난처한 듯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불쑥 이렇게 대답했

다.

"미야....미야를 좀 보러 왔소."

"지금 안 계십니다. 무슨 전할 얘기라도 있습니까?"

그는 내 말에 다시 히죽히 웃더니,

"그럼 들어가 기다리겠소. 사람 대접을 이렇게 하는 법이 아니요."

하고 집안으로 성큼 들어서는 것이었다.

술냄새가 확 풍겨왔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가정부 아주머니가 사납게 그를 쏘아보며 입을 열었다.

"아니 젊은 양반이 이게 무슨 짓이예요?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와서 사람을 기다리겠

다는 거예요. 정말 억지도 보통이 아냐."

그러나 그는 그런 소리에도 태연하게 담배를 꺼내 피워 물었다.

연기를 후우 불어내며 나를 빙그레 돌아보았다.

그 시선이 어서 자기를 집 안으로 안내하라는 것 같았다.

나는 기가 막혔다.

울컥 화가 치밀었다.

그러나 이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잠자코 현관으로 들어왔다.

내가 응접실로 들어서자 그는 어느새 뒤따라 들어오더니 나보다도 먼저 쇼파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몹시 피곤한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그에게 눈꼽만큼의 동정도 쏠려지지 않았다.

나는 잠자코 그의 맞은편 쇼파에 앉았다.

문득 죽은 누나 생각이 떠올랐고, 뒤따라 누나의 죽음이 얼마나 다행한 일이었던가 하

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살아서 저런 남자의 아내가 되어 일생을 고통과 고생으로 시달리기 보다는 차라리 죽

음이 행복하다는 그런 생각이었다.

그는 쇼파에 반쯤 들어눕다시피 기대앉아 담배연기를 불어대며 졸고 있었다.

갈데없는 아편 중독자나 알콜 중독자의 초라한 행색이었다.

수염이 자라 까칠한 턱 밑이며 몇 달이나 이발관 근처에도 못가 본 듯한 머리 모양이 

보기에도 불결해 보였다.

그러나 어딘지 날카롭고 예리해 보이는 콧날이며, 큼직한 두 눈이 시를 읊조리며 한참

 꿈 많은 소녀들 앞에 군림하고 있었을 때의 그의 화려한 면모를 조금은 전해 주고 있

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에게 구역질을 느끼게 만들었을 뿐이었다.

그리하여 갖은 감정의 사치와 희롱으로 순진한 소녀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만들어 놓고

는 마침내 잔인하게 그 순결을 짓밟아 버렸을 그의 음흉한 인간성이 문득 나의 눈 앞

에 드러나 보이는 것 같았다.

나는 갑자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말았다.

누나를 죽인 놈이 바로 눈 앞에 있다는 무서운 증오가 불같이 끓어올랐다.

"도데체 언제까지 기다릴 작정이요?"

나는 벌떡 일어서며 물었다.

그러자 그는 잠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더니,

"젊은이는 누구요?"

하고 조용하게 물었다.

"그런 건 알 필요 없소."

나는 냉담하게 대꾸했다.

그는 몸을 일으켜 담배를 재떨이에다 부벼끄더니 다시 히죽이 웃어버리는 것이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는 어딘지 머리 속에서 무엇이 하나 빠져 버린 것 같았다.

완전한 정신병자와 정상적인 인간 사이에 자리잡은 그런 사람 같았으나, 정신 병자쪽

에 더 가까운 것 같았다.

그때 갑자기 대문에서 벨 소리가 들려 왔다.

가정부 아주머니가 뛰어 나가는 것 같았다.

이윽고 응접실로 미야누나가 들어왔다.

미야누나는 그 남자를 발견하자 갑자기 표정이 굳어지며 우뚝 멈춰서고 말았다.

그리곤 잠시 동안 그 남자를 무섭게 노려 보았다.

"아니 왜 그러지?"

그는 어색하게 웃음을 흘리며 미야누나를 가만히 올려다 보았다.

"이젠 돌아가시요?"

미야누나가 쌀쌀하게 그를 노려보더니 내 곁으로 천천히 다가서며 말을 이었다.

"쉴 곳이 없어 잠시 들린 걸로 하겠어요. 어서 돌아 가세요!"

"돌아가지. 미야 얼굴만 잠깐 보러 왔던 거야."

그러더니 그는 벌떡 일어나 한 걸음에 응접실을 나가 버렸다.

나는 그의 뒤를 지켜보다가 갑자기 두 눈이 휘둥그래지고 말았다.

그렇게 순순히 돌아가리라곤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그는 자기 말대로 미야누나의 얼굴만 잠깐 보러 왔는지도 몰랐다.

"어디서 전화 오지 않았니?"

미야누나는 약간 침울해진 목소리로 물었다.

"아무 데서도 안 왔어요."

나의 대답에 미야누나는 잠시 고개를 끄덕이더니 쇼파에 힘없이 털썩 주저앉아 멍하니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갑자기 높은 곳에서 떨어져 버린 것 같았다.

그러더니 미야누나는 갑자기 미친 듯이 큰 소리로 가정부 아주머니를 불렀다.

잠시 후에 가정부 아주머니가 무슨 일인가 하고 둥그래진 눈으로 나타나자,

"아주머니! 맥주 사다 준 것 있죠? 좀 가져와요!"

하고 말했다.

가정부 아주머니가 사라지자 미야누나는 멍청하게 서 있는 나에게 부드러운 시선을 던

지며,

"순호야! 우리 술좀 먹어보자 응?"

하고 미소를 깨물었다.

나는 잠자코 미야누나 옆자리에 다가앉아 물었다.

"누나! 대낮부터 무슨 술이요?"

"괜찮아! 기분이 침울할 땐 한 잔씩 하는 게 좋아!"

"그 시인 때문에 그래요?"

"아니야, 그 사람 때문에 술을 먹겠다는 건 아냐.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게 너무나 허무

하단 말야........옛날엔 그 사람의 얼굴에도 목소리에도 시가 있었어. 그러나 지금은

 깡그리 사라지고 말았어. 그럼 그 사람은 왜 그렇게 되고 말았을까? 누가 그를 그렇

게 만들었을까? 그걸 모르겠단 말이야."

미야누나의 목소리가 공허한 메아리처럼 나의 귀에 울렸다.

이윽고 가정부 아주머니가 네 병의 맥주와 컵을 들어다 탁자 위에 놓더니 껍질을 벗긴

 땅콩을 쟁반 위에 담아 놓고 물러났다.

미야누나는 다가앉아 병마개를 따더니, 컵에다 거품이 넘치게 술을 따랐다.

그러더니 컵을 내 앞에 내밀어 주고는 다시 자기 컵에다 술을 따랐다.

미야누나는 단숨에 술잔을 비워 버렸다.

그렇게 미야누나는 두 병의 맥주를 다 마실 때까지 한 마디도 입을 열지 않았다.

나는 술잔을 그대로 둔 채 한 잔도 마시지 않고 미야누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니, 넌 왜 안 마시니? 어서 들어!"

미야누나는 술잔을 들어 나의 입으로  들이밀었다.

나는 마지못해 술잔을 받아 마셨다.

그러자 미야누나는 다시 나의 술잔에다 술을 따랐다.

"어서 마시란 말야! 남자가 이까짓 맥주 두 병쯤 갖고 뭘 그래?"

미야누나는 점전 술기가 오르는 것 같았다.

나는 단숨에 남은 술을 비워내고 말았다.

그러자 미야누나가 갑자기 발갛게 술기가 오른 얼굴로 까르륵 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

그 웃음소리는 한참이나 계속되더니 어느새 울음으로 바뀌고 말았다.

"순호야! 내가 살고 있는 것 같니? 응?...내가 살고 있는 것 같아 보이니?"

그러면서 미야누나는 끼익끼익 울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잘 익은 사과처럼 발갛게 술이 오른 미야누나의 두 뺨 위로 눈물이 줄줄 타내렸다.

"그럼요. 누나는 분명히 살고 있어요. 그럼 누나가 죽어 있단 말인가요?"

"정말 내가 살고 있는 것 같아?"

나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미야누나의 말소리는 점점 굳어지는 것 같았다.

그때 대문에서 벨 소리가 울리고 가정부 아주머니가 뛰어 나갔다.

이윽고 지야가 응접실로 들어서다가 깜짝 놀란 듯이 눈이 휘둥그래지더니 우뚝 멈추고

 말았다.

지야는 학교에서 돌아오는지 한 손에 책과 노트를 받쳐들고 있었다.

나는 잠시 어쩔 줄을 몰라 지야의 시선에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지야니? 인제 오는 거야! 왜 그러고 섰니? 나 술 먹었다구? 괜찮아 아무것도 아냐."

미야누나의 혀꼬부라진 소리에도 지야는 여전히 그렇게 슬픈 듯이 멍하니 미야누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괴로워 말이야 한 잔 마셨는데, 더 괴롭기만 해! 술도 나를 싫어하는가 봐! 순호야! 

그 노래 알지?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하는 거 말야. 순지가 아주 잘 부르던 노래야."

그러더니 미야누나는 숨을 할닥이며 쇼파에 비스듬히 누워 버렸다.

그리곤 다시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허지만 순지는 죽었어. 죽어 버렸단 말야. 땅 속에서도 순지는 나를 증오하고 있을 

거야. 나를 죽이려 올지도 몰라. 난 죽는 것 무섭지 않아, 차라리 죽어 버렸으면 얼마

나 편할ㄲ?"

미야누나는 다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나도 그만 콧잔등이 시려오며 눈물이 글썽해지고 말았다.

지야도 갑자기 훌쩍이며 미야누나곁으로 다가와 그녀의 울음을 달랬다.

"언니! 그만 해! 어서 방으로 들어가 자도록 해!"

지야가 미야누나를 부축해 일으켰다.

나도 한쪽에서 미야누나를 부축하여 이층으로 올라갔다.

미야누나는 침대에 누워서도 훌쩍거리며 괴로운 푸념을 늘어노았다.

"순호야! 순지는 나 때문에 죽은 거야. 이제 알았지? 순호도 내가 미울 거야, 그렇지?

"

"누나가 왜 미워요? 조금도 밉지 않아요."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미야누나의 한 손을 꼭 움켜쥐었다.

지야는 잠시 나와 미야누나를 지켜보고 있더니 살며시 밖으로 나가 문을 닫아 주었다.

"누나! 어서 잠들어요. 자고 나면 괜찮을 거예요."

"난 이미 죽은 사람이야. 미야라는 여자는 아주 옛날에 죽어 버린 거야. 너무나 죄가 

많아서 그 죄값을 받아서 죽어 버린 거야."

"누나! 어서 잠들어요."

나는 미야누나의 손을 잡아 흔들었다.

"나는 안 잘 거야. 순호는 내가 밉지? 그렇지? 그럴 거야. 순지는 내가 죽인 거나 마

찬가지야. 내가 어쩌자고 그런 엄청난 짓을 했을까? 사람들이 무서워! 모두 나를 죽이

려고 하는 거야. 순호두 내가 죽이고 싶도록 미울 거야."

"난 조금도 누나가 밉지 않아요."

"거짓말, 그건 거짓말이야!"

"정말 이예요. 순지누나는 오랫동안 앓고 있던 병 때문에 죽은 거예요. 그런데 어째서

 누나가 순지누나를 죽게 만들었다는 거죠? 

그건 누나가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아냐. 그런 게 아냐. 순호는 아직 잘 몰라서 그런 소릴 하는 거야. 순지가 병을 앓게

 된 것도 나 때문이란 말이야."

"그렇지 않다니까요. 누나는 아주 오래 전부터 결핵으로 앓고 있었단 말예요."

그제야 미야누나는 잠시 입을 다물고 나를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눈물에 얼룩진 발그란 얼굴이 마치 갓난애기처럼 순진해 보였다.

그런 미야누나가 순지누나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고는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누나! 어서 눈 감고 자도록 해요. 자고 나면 괜찮을 거예요."

이윽고 미야누나의 물기 어린 두 눈이 스르르 내려감겼다.

나는 마치 자석에라도 끌리듯 허리를 굽혀 미야누나의 입술에다 가볍게 입을 맞춰 주

었다.

미야누나의 보드러운 입술이 민감하게 나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이윽고 키스가 끝나자 미야누나는 눈을 감은 채 작은 소리로 속삭이듯 이렇게 물었다.

"순호야! 내가 정말 밉지 않아?"

"그럼요. 누나가 왜 미워요? 난 누나가 좋아요."

"고마와, 순호야!"

이렇게 속삭이는 미야누나의 감은 두 눈에서 두 방울의 눈물이 굴러내렸다.

나는 손수건으로 그 눈물을 찍어낸 다음 가만히 일어나 문 밖으로 나왔다.

지야가 그때까지 계단 위의 복도에 기대 선 채 멍하니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가 다가서자 지야는 여전히 고개를 떨군 채 나즉하게 입을 열었다.

"잠들었어요?"

"네 방금......."

"고마와요. 순호씨!"

"아니죠. 오히려 저 때문에...."

"그런 게 아니예요."

지야는 그제야 고개를 들고 나를 돌아보더니 먼저 아래층 계단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나도 그 뒤를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가 지야의 맞은편 쇼파에 앉았다.

"언니는 지금 무서운 죄의식에 빠져 있어요."

지야는 나를 바라보며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제가 집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나의 말에 지야는 갑자기 두 눈이 둥그래졌다.

"아니, 그러시면 안 돼요. 언니를 봐서라도 그런 생각은 버려 주세요."

"오히려 제가 여기 있는게 더 나쁘지 않아요?"

"아녜요. 그건 그렇잖아요. 언니는 순지언니의 죽음을 모두 자기 책임으로 돌리고 있

어요. 그런데 순호씨마저 다시 돌아가신다면, 언니는 더욱 깊은 죄의식에 빠져 다시는

 일어날 수가 없을거예요."

나는 잠자코 고개를 떨군 채 지야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여기서 내가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그러나 나도 집으로 돌아가서 이모를 어떻게 마주 대할까? 하는 생각이 들면 막상 떨

치고 일어 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야의 말대로 그러한 나의 행동이 미야누나의 가슴에 또하나의 충격으로 남는

다면, 그것은 간단히 그럴 수 없는 일이었다.

미야누나 말대로 설사 순지누나가 미야누나 때문에 죽었다고 하더라도, 나는 이미 미

야누나를 미워한다거나 싫어할 수는 없었다.

그러한 나를 누나의 영혼이 용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나는 이제 어쩔 수 없을 것 

같았다.

"오늘 집에 누가 왔다 갔죠?"

지야가 갑자기 생각난듯 물었다.

"그 사람이 다녀갔어요. 시인이라든가........."

"전 이미 알고 있었어요."

지야는 잠시 입을 다물고 무릎 위에 올려 둔 두 손을 차례로 포게곤 하더니 문득 이렇

게 말했다.

"무슨 잘못된 커다란 연극을 보는 것 같아요. 모두 자기 배역도 아닌 자리에 뛰어들어

 엉뚱한 연기를 하고 있는....."

그 말엔 나도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결코 고개를 끄덕이진 않았다.

내가 고개를 끄덕인다는 것은, 내 자신을 스스로 그 잘못된 연극의 무대 위에 올려놓

은 꼭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어느새 그러한 무대 위에 올라선 지 오래였다.

나의 배역이 엉뚱한 것인지 아닌지도 나는 분명히 모르고 있었다.

그렇다고 나는 미야누나를 조금도 원망하고 싶지는 않았다.

미야누나가 설사 죽은 누나에 대한 어떤 죄의식에서 벗어나고자 나를 이용했다고 하더

라도 나는 결코 미야누나를 탓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미야누나가 나에게 자기의 육체를 주면서까지 나로부터 그런 속죄의 위로를 받

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것은 다만 누나의 죽음으로 인한 기묘한 인연으로 그렇게 만났다는 단순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싶을 뿐이었다.

그러나 미야누나의 생각은 나하고 전혀 반대쪽에 있을는지도 몰랐다.

어쨌든 내가 뛰어든 연극의 무대는 어떻게 해서 그 막이 내리게 될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복잡한 수수께끼로 가득차 있는 것 같았다.

 

밤마다 잠자리에 들 무렵엔 나는 언제나 가슴이 두근거렸다.

미야누나가 반드시 노크도 없이 내 방으로 찾아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록 미야누나는 나에게 키스 이상의 아무것도 해 주지 않았다.

미야누나와 내가 뜨거운 육체를 불 태운 둘이만이 알고 있던 그 두 번의 달콤한 비밀

도 차츰 그 빛이 희미해져 가는 것 같았다.

나는 거의 뜬눈으로 몸을 뒤치럭거리며 밤을 밝히는 날도 있었다.

여자의 육체를 알게 되고 그 섹스의 쾌감을 나에게 알려 준 미야누나가 키스뿐인 가볍

고 형식적인 인사는 나를 더욱 들뜨게 만들었다.

나만 솟구쳐 오르는 성욕을 달랠길이 없어 부풀어 오른 자지를 만지다 정 참을 수가 

없을 때는 화장실로 가 손으로 처리를 했다.

그럴때마다 내 머리속에는 미야누나의 뜨거운 육체와 애액을 흥건하게 흘리는 보지가 

선명하게 떠 오르다가 어느새 그 상대가 지야로 바뀌다가 막내인 주야의 얼굴로 변했

다.

클라이막스에 다다르면 온 몬을 진저리 치면서 정액을 쏟아 내었다.

그러나 여자보지속에 자지를 박아넣고 뜨뜻한 정액을 쏟아놓는 그 쾌감과는 비교할 수

가 없었다.

그렇다고 미야누나가 자고 있을 때 가서 덮칠 수도 없을 것 같았다.

미야누나는 섹스도 자기가 하고 싶을 때 하는 개성이 아주 강한 여자이란 것을 얼마동

안 같이 있으면서 알게 되었다.

미야누나는 자기 마음에 들이 않으면 아닌것은 끝까지 아닌것이다.

억지로 덮쳐 강간하듯이 한다해도 응해 줄 것 같지도 않았고, 이제까지의 좋은 관계만

 틀어질 것 만 같았다.

미야누나가 안된다고 아래층의 지야나 주야는 더더구나 안되었다.

그러나 스므살의 솟구치는 성욕을 자제해야 하는 나는 미칠 지경이었다.

차라리 여자를 몰랐을 때는 이렇게 까지는 안했다.

미야누나의 생활은 다시 분주해졌고, 그러다가 어느 때는 넋 잃은 사람처럼 하루 종일

 자기 방에만 들어박혀 있는 날도 있었다.

그러한 미야누나에게 끈질기게 접근해 오는 남자가 하나 둘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뒤

늦게야 알고 어안이 벙벙해지고 말았다.

알콜 중독자가 되어 폐인이 되어 버린 그 젊은 시인과, 미국유학에서 돌아왔다는 연수

라는 청년을 제외하고도 세 사람이나 버티고 있었다.

젊은 실업가인 정사장이란는 몸집이 뚱뚱한 남자는 언제나 자가용차를 타고 미야누나

를 찾아왔다.

그리고 육군 소령이라는 키가 큰 남자는 언제나 밤 열 한 시쯤 전화를 걸어, 미야누나

에게 다음날 만나 줄 것을 간청하곤 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은 젊은 검사였다.

그는 언제나 토요일이나 일요일마다 전화를 걸어왔다.

그 모든 남자들은 오래 전부터 미야누나를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모두 한두 번씩은 집으로 미야누나를 찾아왔기 때문에 나는 그들의 얼굴이며 

목소리며 성격까지도 대강은 알고 있는 터였다.

그들은 모두 한결같이 미야누나와 결혼하기를 바라는 눈치였고, 그 중에서도 정사장이

라는 뚱뚱한 남자는 자기 아내와 별거까지 하며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 외에도 가끔 전화로 미야누나를 찾는 남자는 한두 명이 더 있었다.

그러나 미야누나는 그 누구와도 선뜻 어울리지 않았고, 집으로 불쑥 찾아올 때는 마지

 못해 그들을 부드럽게 대해 주었을 뿐이었다.

그 가운데 정사장이라는 남자와 젊은 검사에겐 미야누나가 가끔 전화로 무슨 부탁을 

할 때도 있었고, 그럴 때마다 그쪽에선 첫마디에 미야누나의 부탁을 선뜻 들어 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부탁이래야 미야누나가 유산상속 관계로 법원에 계류중인 사건에 관한 극히 사

무적인 그런 얘기뿐이었다.

나는 도무지 미야누나의 속마음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미야누나는 명동의 술집에서 날마다 술에 취해 있는 젊은 시인의 술값은 

잊지 않고 꼭꼭 갚아 주었다.

나도 몇 번인가 미야누나의 심부름으로 그 술집에 술값을 갖다 주러 갔었다.

그때마다 시인은 언제나 바로 그 구석자리에 웅크리고 앉아 누가 자기의 술값을 가져

다 주는지, 어떤지 아랑곳없이 술만 마시고 있었다.

참으로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나는 몇 번이나 미야누나에게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것이 시인을 더욱 깊이 술독에 빠뜨

리는 것 아니냐고 말해 보았지만, 그때마다 미야 누나는 쓸쓸한 미소를 띠울 뿐 아무

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나는 더 이상 그 문제로 미야누나에게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런데 지야에게도 거의 날마다 전화를 걸어오는 남자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지야는 두 볼을 붉히며 전화를 받았다.

지야도 그 남자를 바라는 것 같았고, 주고받는 얘기를 엿들어 보면 그들은 제법 오랫

동안 사귀어 온 사이들 같았다.

"그럼 내일 만나요."

지야는 언제난 전화 끝에 정이 뚝뚝 흐르는 다정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나는 공연히 버림 받은 것 같은 알 수 없는 허전한 기분에 사로잡히곤 했다.

지야는 미야누나를 약간 닮은 갸름한 얼굴에, 약간 냉정해 보이는 오뚝한 콧날과 까만

 눈빛이 어딘지 새침하고 순결해 보이는 기품 있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의 첫인상은 오랫동안 나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그런 지야에게 애인이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커다란 실망을 안겨 주었다.

맨 막내인 주야는 얼굴부터 미야누나와 지야를 반반씩 닮은 깔끔한 모습에 성격도 셋 

중 가장 명랑하고 밝은 편이었다.

여고 삼학년생인 주야는 이미 남녀 사이의 모든 것을 환히 알고 있었고, 때로는 엉뚱

하게 솔직한 데가 있어 나를 당황하게 만들어 주곤 했다.

어느날 아침 식사때였다.

주야는 느닷없이 미야누나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큰언니가 순호 오빠를 우리집에 모셔온 것, 올해 들어 가장 큰 업적이야."

"그건 어째서 그래?"

미야누나가 묻자 주야는 잠시 키들키들 웃다가,

"전엔 학교가 끝나도 공연히 어디로 쏘다니고 싶고, 일찍 돌아오기가 싫었는데, 요즘

은 정반대가 됐거든...."

하며 나를 힐끔 돌아보더니 그만 두 볼이 빨개지고 말았다.

미야누나와 지야도 따라서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래서 그런지 주야는 학교가 끝나기가 무섭게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교복에서 벗어나 다른 옷으로 갈아입은 주야는 갑자기 단발머리 여학생에서 성숙한 처

녀가 되어 버린 것 같은 착각마저 일어날 정도로 싱싱하게 아름다웠다.

이제 막 피어나는 한 떨기 빨간 꽃망울을 보는 것 같았다.

"순호 오빤 누굴 사랑해 보신 일 없어요?"

주야는 언젠가 얼굴을 붉히며 이렇게 물었다.

이 말에 내가 고개를 가로 흔들자 주야는 토끼눈을 하며,

"정말이예요?"

하고 다구쳐 물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주야는 믿어지지 않는 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둥하며 이렇게 말

하는 것이었다.

"이상하잖아요? 공연히 거짓말하는 것 같아요."

"정말이야."

나의 대답에 주야는 그제야 한 손으로 입을 막고 까르륵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것은 마치 내가 아직 어떤 여자도 사랑하지 않았던 순결한 남자라는 새로운 사실에 

기쁨을 나타내는 웃음 같았다.

그때 나는 문득 주야의 순진한 웃음을 바라보고 있다가 소스라치듯 깜짝 놀랐다.

'내가 미야누나를 사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것은 미야누나도 마찬가지리라 생각되었다.

미야누나가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자기 몸을 내 준 건 아닐 것 같았다.

그것은 사랑없이도 간단히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었고, 어떤 여자와 어떤 남자의 사이

서도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런 사실을 깨닫자 나는 웬지 내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에 문득 허망하게 느껴졌다.

그것은 뒤이어 어지러운 환멸마저 불러다 주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여전히 미야누나를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고, 지야를 마음 속으로 남

몰래 담아 두고 싶었으며, 주야의 발랄한 아름다움에 공연히 가슴을 두근거리고 있었

다.

그렇게 세 여자를 한꺼번에 느끼면서 나는 세월이 얼마나 빨리 지나가고 있는지 정신

을 가눌 수가 없었다.

 

"제 동생이예요."

미야누나가 건너편 의자의 남자에게 나를 소개했다.

나는 약간 고개를 숙여 보였다. 

목덜미까지 디룩디룩 살이 오른 정사장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아니, 미스 황에게 이런 남동생이 있었던가요?"

하고 미야누나와 나를 번갈아 보았다.

여러번 얼굴을 마주치긴 했지만, 정식으로 인사를 건넨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어둠침침한 실내엔 감미로운 음악이 은은하게 흐르고 있었고, 테이블마다 삿갓을 씌운

 조그만 전등이 테이블 위를 간신히 밝혀 주고 있었다.

미야누나와 정사장은 잠시 동안 주식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고, 그 얘기 속에 미야누나

의 아버지에 관한 얘기도 잠깐 나왔다.

그리고 은행얘기며, 돈이며, 이자에 관한 얘기를 지루하게 늘어놓았다.

그러는 정사장의 말투는 마치 나라 안의 돈음 모조리 자기 마음대로 주무를 수도 있다

는 듯한 자신만만한 어조였다.

그러면서 정사장은 그까짓 돈문제 같으면 얼마든지 자기가 봐 줄 수 있다는 점을 암암

리에 미야누나에게 암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차관업체가 어떻고 요즘은 꽤 재미를 보고 있지만, 그것도 그리 오래 갈 

수 없다는 등 꽤 유식한 용어까지 동원해 가며 얘기를 늘어놓았다.

나는 자꾸만 하품이 밀려나왔다.

그의 얘기가 잠시 중단되자, 미야누나는 힐끔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들고,

"요즘 부인하고는 어떻게 지내세요?"

하고 정사장을 넌지시 건너다 보았다.

그러자 정사장은 갑자기 아픈 데를 찔린 것처럼 몸을 꿈틀하더니,

"미스 황은 아주 악취미가 있단 말이요. 그건 이미 먼저 얘기한 대로 아니요? 이혼수

속만 남은 셈이지...."

하고 어색한 미소를 띠우며 미야누나를 지그시 노려보았다.

"공연히  그러시지 않는 게 좋아요. 이혼이 무슨 이혼이예요? 그것이 저 때문이라면 

다시는 절 만날 수는 없을 거예요. 사실 오늘 그 때문에 나왔어요."

이렇게 말하는 미야누나의 목소리가 싸늘하게 굳어진 것 같았다.

그러자 정사장은 잠시 난처한 듯 내쪽을 힐끔 살피더니 이내 미야누나를 건너다보며,

"미스 황! 공연히 오해하지 말아요. 난 그렇게 지나친 부담까지 남에게 주어가며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사실은......"

그는 말을 계속하기가 난처한듯 다시 나를 힐끔 돌아보고는 간신히 말을 이었다.

"동생도 마침 함께 있는 자리니까 내가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어쨌든 나하고 결혼해

 주시오. 무얼 망설일 게 있소? 어서 미스 황이 결혼을 해야, 집안 사정도 정리가 될 

게 아니요? 동생들 문제도 그렇구......."

그 소리에 미야누나는 다시 한 번 시계를 힐끔 들여다보더니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

"호의는 감사하지만 전 그걸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

아요. 그러니 한 시라도 빨리 마음을 돌리시는게 좋을 거예요."

그리고 나를 힐끔 돌아보며 돌아가자는 눈짓을 보냈다.

"그럼 이만 실례하겠어요."

미야누나가 일어나며 그렇게 말하자 정사장은 갑자기 넋 잃은 사람처럼 테이블 위의 

찻잔을 멍하니 내려다보고 있었다.

미야누나를 뒤따라 문 밖으로 나서며 내가 힐끔 돌아보자 그는 여전히 멍청하게 앉아 

있었다.

나는 갑자기 웃음이 킥킥 치밀었다.

"왜?......우습니?"

미야누나가 나를 돌아보며 물었다.

내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자 미야누나도 따라서 키들키들 웃었다.

그것이 세 번째 그렇게 만나는 남자였다.

처음엔 육군 소령이였고, 두 번째가 연수라는 미국서 돌아왔다는 청년이었다.

미야누나의 마지막 얘기는 세 번째와 모두 비슷했고 그럴 때마다 멍청하게 혼자 남아 

있던 남자들의 표정도 모두 비슷했다.

첫번째와 두 번째의 장소는 호텔의 스카이 라운지였고, 세 번째가 무슨 살롱인가 하는

 대낮에도 어둠침침한 곳이었다.

미야누나가 나를 왜 그런 자리에 꼭 참석을 시키는 것인지 나는 영문을 알 수 없었지

만, 그러나 왜냐고 물어 보지는 않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미야누나의 미모에 홀려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또 그들은 하나같이 나의 존재를 내심 무척 못마땅해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재미있었다.

그러나 한편 미야누나의 입에서 느닷없이 그들과의 결혼을 승낙하는 그런 말이 혹시 

튀어나올까 봐 나는 공연히 마음을 조렸다.

그러나 다행히 미야누나는 끝내 그런 말을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나는 공연히 우쭐대고 싶은 기분이었다.

여러남자들이 그렇게 쫒아 다녀도 눈길 한번 바로 주지않는 미야누나의 육체를 나는 

두번이 품었고, 그 육체의 깊은 구멍 즉 보지속에 내 분신들을 쏟아넣었다는 그런 야

릇하고도 말 할 수 없는 그런 기분인 것이다.

그러나 미야누나는 심사가 복잡한 것 같았다.

나는 그 남자들과 마주앉아 잠자코 귀를 기울이며 온갖 생각을 다 해 보았다.

내가 미야누나와 씹까지 같이 한 사실을 그들이 안다면 어떤 얼굴을 할 것인가 하고  

나는 그들의 얼굴 표정이 갑자기 변하게 될 모양을 상상해 보곤 했다.

"한 사람이 빠졌어요. 누난 그 사람과 결혼할 거예요?"

내가 젊은 검사를 머리 속에 떠올리며 그렇게 묻자, 미야누나는 시답잖은듯 피식 웃더

니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은 어제 만났어."

"그래서 뭐라고 얘기했어요?"

"마찬가지야."

미야누나는 내뱉듯 말했다.

그제야 나는 안심을 했다.

그러는데 미야누나가 나란히 걸음을 옮기며 입을 열었다.

"남자들은 정말 알 수가 없어. 벌써 그런 얘기 몇 번짼지 모른단 말이야. 그래도 바로

 돌아서고 나면 전화를 걸어온다, 찾아온다, 법썩이니 정말 귀찮아 죽겠어."

"그 가운데 딱 한사람 결정하면 될 것 아녜요?"

내 말에 미야누나는 잠자코 말이 없더니,

"도무지 그러고 싶지 않으니까 문제야. 그 사람들은 모두 우리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사윗감을 고르느라 이리저리 얽혀든 사람들이라, 좀처럼 물러날 생각을 안 하는 거야

."

"그야 그럴 수밖에 없겠죠. 누나가 누구하고 결혼을 하기 전에는 아마 자기들대로 희

망을 가지고 있겠죠."

"그럼 순호하고 결혼하고 말까?"

나는 그 소리에 얼굴이 화끈 달았다가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미야누나도 따라서 까르륵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것이 미야누나의 농담이긴 했지만, 나는 웬지 그 얘기를 단순한 농담으로 흘려 버리

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는 어느새 충무로 입구로 접어들고 있었다.

늦은 봄날의 일요일이라 거리마다 밀려다니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주야가 오늘은 일요일이라고 그 전날부터 나에게 어디 교외로 데려가 달라고 졸라대는

 걸 나는 무턱대고 승낙을 해 버렸던 것이다.

그런데 아침에 미야누나는 느닷없이 내가 꼭 자기를 따라가야 할 일이 있다고 나를 끌

고 나와 버렸기 때문에 주야는 그만 뾰루퉁해 가지고 자기 방으로 뛰어가 버렸던 것이

다.

나는 웬지 주야가 하루 종일 마음에 걸렸다.

"또 어디 만날 사람 있어요?"

내가 미야누나를 돌아보자 미야누나는 잠자코 고개만 끄덕이더니 걸음을 옮겼다.

그제야 나는 미야누나가 어디로 누구를 만나러 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야누나는 내 손을 잡아끌고 명동으로 빠지는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길가엔 총총이 술집들이 늘어서 있었다.

안주를 굽는 구수한 비릿내와 더불어 파란 연기가 여기저기에서 좁은 하늘로 피어오르

고 있었다.

"그 사람은 또 왜 만나요?"

내가 볼멘 소리로 묻자 미야누나는 잠자코 나를 돌아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가며 작

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글쎄...나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어...."

"........."

"왜? 순호는 싫어?"

"싫고 뭐고 할 것도 없어요."

".....불쌍 하잖니?"

"동정인가요?"

미야누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동정이 아니라면 뭐죠?"

나의 물음에 미야누나는 잠자코 걸음을 옮기더니 이렇게 말했다.

"옛날엔 존경하는 선생이었어. 순지도 함께 배웠단 말이야."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

미야누나는 갑자기 풀이 죽어 버렸다.

무엇이 미야누나를 꽉  내려누르는 것 같았다.

나는 더 이상 미야누나의 아픈 마음을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미야누나는 아직도 그 시인을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사랑은 증오와 연민과 후회를 동시에 품은 그런 사랑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나는 갑자기 가슴 한쪽에서 야릇한 질투심이 끓어올랐다.

그러는데 어느새 미야누나는 내 손을 잡아끌며 바로 그 술집으로 들어섰다.

좁은 실내에 가득찬 술꾼들이 뱉어내는 왁자지껄한 소음에 미야누나는 잠시 미간을 찌

푸렸다.

시인은 여전히 그 구석자리에 등을 돌린 채 혼자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는 언제나 오후 다섯시 후면 내내 그 자리에서 살았다.

잠시 그를 지켜보고 있던 미야누나는 나를 힐끔 돌아보더니 구석자리고 다가갔다.

나는 잠자코 서서 미야누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미야누나는 망설이지 않고 어느새 그의 맞은편 자리에 다가앉더니 손짓으로 나를 불렀

다.

나는 잠시 망설였다.

그런 술자리에서 시인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어쩐지 무슨 거북스러운 일 앞에 마주친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그러나 미야누나가 두 번째 손짓을 해오자 나는 마지못해 그쪽으로 다가갔다.

미야누나가 자리 옆자리를 권했다.

내가 마주앉아도 시인은 여전히 아랑곳없이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너도 술좀 하겠니?"

미야누나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

나는 잠자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러는데 시인이 빈 술잔 내리더니 그것을 내 앞으로 불쑥 내밀었다.

그것이 인사인 것 같았다.

그는 술이 잔뜩 취한 것 같았지만, 겉으론 조금도 그런 티를 내보이지 않았다.

내가 술잔을 받아들자 그는 주전자의 기울였다.

나는 단숨에 술잔을 비운 다음 빈 술잔을 그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시인이 안주를 집어들며 갑자기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불쑥 입을 열었다.

"이 친구 순지의 동생이군. 닮았어."

그 소리에 미야누나와 나는 깜짝 놀라 서로 돌아보다가 다시 시인의 얼굴로 시선을 던

졌다.

"그래 순지는 잘 있소?"

시인은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나는 그만 어리둥절해지고 말았다.

시인은 누나의 죽음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잠자코 미야누나를 돌아보자 미야누나는 약간 굳어진 얼굴로 여전히 시인을 지켜

보고 있었다.

미야누나는 아직 누나의 죽음을 시인에게 알리지 않은 것 같았다.

그 시인의 머리 속에서만 누나는 아직 살아 있었다.

나는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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