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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처갓집 사람들 2부

M 마스터 0 1,017

2)

 

휴가기간 공백으로 생긴 업무를 처리하랴, 직장일에 얽메이다 보니 피서지에서 

생긴일은 잠깐 잊어버리고, 몇일이 그렇게 흘러버린 오후 시간이었다. 

걸려온 전화를 무심코 받은 나는 잠깐 잊고있던 일을 퍼뜩 떠올렸다.

[용구씨죠? 전..숙잔데요...집에 왔거든요...]

나는 취직일이 궁굼하여 걸려온 전화임을 대뜸 알수있었지만,

[숙자씨! 안녕하셨어요? 계곡에서 언제 돌아온 거예요?]

[열흘 있다가 그저께 집에 왔어요..그런데...용구씨!  일전에...  ]

[아하! 직장 관계요? 제가 여러곳에 이야기 해 놨으니 금방 좋은 소식이 있을거예요.

하하하... 이래뵈도 제 대학 동창들은 잘나간다구요.]

[네에...그러세요...] 힘빠진 숙자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러니 걱정말고 집에서 잠시만 기다려요? 금방 연락할테니...]

나는 호기를 부리며 전화를 끈었지만 약간은 불안한 마음이 생겼다.

"허긴 안돼도 그만이지뭐..."

 

이틀후 농기구 제작하는 "대ㅇ공업사" 관리부장으로 있는 대학선배 한테서 전화를 

받았다. 경리직 경력사원을 한사람 채용할 계획이니 이력서를 제출해 보라며,

[그래, 추천하는 아가씨는 어떤 관계야?  친척이야?  아니면 애인? ]

[하하하...선배님 잘아는 사이니까 좋으실대로 생각하시구요, 직원선발 하는거 선배님 

소관 아닙니까? 끗발 있을 때 후배하나 살려주세요...]

[이사람아! 최종선택권은 사장님이 하는거지 난 사장이 아니잖아. 그리구 너 이자식아! 

필요할때만 선배구 평소엔 코빼기도 안보여..?]

[아이구 선배님 죽을죄 졌습니다. 하하하.. 그럼 선배님만 믿습니다.]

[농담일세, 농담... 그래 직장일은 잘 풀리나?]

[네에! 좋습니다. 하하하... 그런데 취직되면 월급은 얼마나 줍니까? 대ㅇ공업사는 대우 

좋다고 소문나 있잖아요?]

[으응! 중소기업체에선 괜찮은 편인데 그래도 그렇지 뭐... 경력사원이지만 이력서를 

봐야겠구... 아마 총액 50만원정도 될걸?]

[춥고 배고픈데 찬밥 더운밥 가리겠습니까? 다음주 화요일까지 이력서 내면 되는거죠?]

전화를 끈고 일이 잘풀린다고 생각되었다.

 

나는 수첩에 끼워논 숙자가 적어준 쪽지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

한참후에 숨을 헐떡이며 숙자가 전화를 받았다.

[숙자씨! 나 용구요...전에 이야기한 직장이 하나 나왔는데 다음주 화요일 까지 

이력서를 내 라는대요?]

[어딘데요..? 뭐하는대에요.?]

숙자는 흥분된 목소리로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질문하여 왔다.

["대ㅇ공업사"라는 트랙터 같은거 만드는 회사예요.. 경력있는 경리사원을 한명 채용

하는데 그회사 관리부장이 내 대학선배여서 부탁하였더니 추천을 해보래요, 그런데 

월급은 50만원정도 밖에 안된다는데.?]

[네에? 50만원이나요오...? ]

[괜찮으면 이력서를 내 보세요? 허지만 최종합격은 사장결재니까 어쩌면 미역국 신세 

될지도 모르구...]

[제가 용구씨 한테 이력서 드리면 용구씨가 대신 접수시켜 주실순 없나요?]

[으음... 그럼, 이번 토요일 오후에 날 만나서 이력설 주면 그렇게 하죠.]

[어디루 가면 되나요? 실은 진주시내 지리를 잘 모르거든요..]

[네에? 30분 거리인 진주시내 지리를 잘 모른다구요?  집에서만 박혀 살아요?]

[미안해요..]

[그럼 진주 시외버스 터미날에서 전화 하세요, 토요일에는 오후 1시 넘으면 하숙집

으로 전화 하구요.] 

전화를 끈고 다시한번 생각을 해보았다.

"창촌리에만 쭈욱 살아온 촌닭이구먼.. 요새 아가씨가 아닌모양이지?"  

 

토요일 점심을 하고 사무실로 들어오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용구씨세요? 저 숙잔데요...여기  버스터미널에 왔거든요...]

[그래요? 길 건너쪽에 터미널다방 보여요?]

[네, 보여요...]

[글루가서 기다리면 30분내로 나갈께요..알았죠?]

나는 부장님 한테 마산에서 어머님이 왔다구 뻥을 치고 사무실을 빠져 나와 자동차 

시동을 걸었다. 숙자를 마주한 나는 잠시 혼란스러음을 느꼈다.

머리 모양새며, 의상, 들고있는 지갑까지 촌스럽고 나이에 비해 어리숙해 보였고, 

내민 이력서 경력란에는 한 글자도 적지않은 공란인체..., 

"이래선 곤란한데...?"

 

나는 잠시 생각을 해보고 결단을 내렸다.

[숙자씨! 여기선 않되겠네요? 일단 밖으로 나갑시다.]

나는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자초 지종을 이야기 했다.

[회사에서는 경력 사원을 뽑거든요, 그리구 직원이 백명도 넘는 회사인데 이미지도 

있구 그러니 세련된 사람을 고를거구요..., 그리구 이력서에 붙어있는 사진이 옛날거

잖아요?  3개월 이내에 촬영한 사진이어야 되거든요..]

[용구씨! 죄송해요...]

[이왕 이렇게 된거... 날 믿고 한 번 돌격 해봅시다. 믿을수 있겠어요?]

[네, 믿어요..시키는건 뭐든지 할께요...]

[그런게 아니구...사진도 새로 찍고,  옷도 유행옷으로 바꾸고, 또 약간은 화장도 하여야 

하구..., 이력서도 새로 만들고..., 그래야 하잖아요?]

[돈이 이만원 밖에 없는데..., 어떻허죠?...]

[좋아요...,  오늘 투자한건 이담에 벌어서 갚아야 하는거예요?  알았죠?] 

[네, 이자까지 쳐서 갚을께요..., 물론 지블보증서도 쓸께요..] 

[말로 약속해도 돼요, 난 숙자씰 믿으니까요...]

 

처음 미장원에서 머리를 만지고, 다음에 여성의류 상설매장에서 파란색 계통의 

투피스와 부라우스를 하나 고른다음 사진관으로 갔다.

꾸미고 보니 영화배우 뺨칠정도로 화악 달라졌다. 세련되 보이는 의상과 약간은 

풍만해 보이지만 건강한 보륨, 검게탄 얼굴은 일부러 썬팅을 해서 유행을 아는 

여자처럼 보였다.

[아저씨! 사진 내일중으로 나와야하는데 되는거죠?]

[네, 내일 오후엔 언제든지 ㅊ을수 있습니다.] 

사진관 주인의 소리를 뒤로하며 잠시 긴박하던 긴장이 다소 풀리자 시장기가 났다.

[자 이젠 어느정도 준비가 되었으니 어디가서 저녁이나 합시다.]

시간은 벌써 아홉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다.

우리는 문구점에서 이력서 용지 3장을 사고 남강천 주변에 있는 불고기집으로 갔다.

지금까지 졸졸 따라다니며 내가 시키는대로 고분 고분하던 숙자가 처음 말을하며 

안절부절 하였다.

[용구씨! 아홉시가 넘으면 차가 끈기는데...?]

조마조마 하며 불안해하는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걱정 말아요? 내가 태워다 줄태니까...내일은 일요일이잖아요.. 우선은 집에 전화를 

하세요, 열한시 까지는 돌아갈수 있다고...] 

나는 식사를 하면서 숙자가 글레머스타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쁘고 섹시한 

몸매를 훔쳐보고 있노라니 성욕이 생기는 것을 억지로 감추었다.

[숙자씨! 황홀하게 이쁜데 꼭 탈렌트 같아요?]  

농담을 건네자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며, 

[용구씨! 놀리지 마세요...부끄러워요... ]

숙자의 순진하고 싱싱함에 안아주고 싶은 나의 마음은 순수한 것이었다.

 

불고기에 저녁식사를 하고 밖으로 나오다가 숙자의 신발을 보았다.

이왕 투자 하는거 구두까지 사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아홉시가 넘었는데도 문을

열고있는 제화점에서 굽이 약간 높은 구두 한컬레를 샀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주차장으로 가던 나는 앞서가는 숙자의 엉덩이를 보면서 이상 

야릇한 감정이 다시 솟아났다. 

[숙자씨! ] 

얼른 돌아서는 숙자를 향해  나는 개구장이처럼 너스레를 떨며,

[너무 이뻐서 한 번 안아보고 싶은데...?  꼭 천사같애..]

돌연한 나의 요구에 처음에는 당황해 하더니만 아무말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가볍게 어께를 감싸안으며 한손으로는 엉덩이를 토닥거리자, 오돌 오돌 떨고있음을 

풍만한 가슴으로 전해왔다.

 

잠시후 나는 물건이 꿈틀대는 것을 느끼고는 얼른 어께를 풀며,

[자! 이젠 집으로 돌아 가자구...길 안내를 하여야지?]

숙자도 아쉬움이 남는지 짧은 신음소리를 내는것 같았다.

창촌리로 가면서 나는 피서갔을 때 매자와의 관계를 본 것이 혹시숙자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의 생겨 물어보았다.

[숙자씨! 지난번 대원사계곡 피서갔을 때 생각나요?]

[어떤 생각요...?]

[으응... 언니하구 나하구...] 

[... ...]

얼굴이 발갛게 변한 얼굴을 보며 "숙자가 맞구나." 확신이 생겼다.

[그날은 이상하게 서로가 술취해서...그렇게 됐어...]

[언니는 애인이 있는데...] 

넉두리처럼 되뇌이는 숙자를 보며,

[언니도 그랬어... 애인도 있구.. 겨울에 시집 가다구....]

[그러면서도.. 그걸... 했어요..? ]

[이런게 사람의 본능인걸 어떻해?... 언니는 경험이 많은 것 같던데?]

[... ...]

[날 이상하게 봤어?]

[아니예요, 천막 쳐줄때부터 용구씬 좋은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도 언니가 

꼬리쳤겠구나 하며 언닐 막 욕했어요..]

[이해 해주니 고마우이....]

 

우리는 50분만에 집앞에 도착할수 있었다.

[자 그럼 들어 가봐요, 내일 또 나와야 이력서 쓸텐데...?]

[네, 내일 가서 전화 드릴께요..., 고맙습...  ]

이때 자동차 소리를 들었는지 집밖으로 어머니와 매자, 금자가 튀어나오다가 몇시간

만에 감쪽같이 변해버린 숙자를 보고 모두 놀랬다.

[이..이게...누구야..?  너, 숙자 맞니?]

이구동성으로 의아해 하는데 그냥 돌아가기도 이상해서 차에서 내렸다.

[안녕 하세요? ]

[아니? 용구씨 아니세요? 어떻게 여기까지...]

나는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려는데, 들어가서 이야기 하자며 잡아끄는 바람에 할수없이 

집으로 들어가게 됐다.

 

[... ...]

[그리구, 오늘 이십만원정도 ㅆ는데 그건 숙자가 벌어서 갚기로 약속했으니까 집에선

신경쓸게 없어요.] 

나의 이야기를 들은 식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들을 위해 힘써주는 날 구세주

처럼 여기는 것 같았다. 이때,

[숙자! 너 벌지 못하면 몸으로라도 때워라 알았냐?]

하는 매자의 저속한 말에 아버지는 발끈 화를내여 소리쳤다.

[이년아! 넌 조용못해! 귀한 손님앞에서 하는짓거리가... 아이구, 미친년..]

매자는 자기가 실언했음을 알았는지 혀를 낼름하며 미안해 했다.

[하하하, 괜찮습니다. 신경쓰지 마십시오, 이만 돌아 가겠습니다.] 

나는 일어서려고 하는데,

[지금 이시간에 어딜 가려고 하는가? 누추하지만 오늘 여기서 자고 내일 가게나? ] 

어머니가 붙잡으며, 딸들을 눈으로 흘긴다.

숙자는 얼굴을 붉히며 어찌할바를 몰라 하는데, 매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하세요, 집은 누추하지만 방은 많아요..] 은근히 추파를 보내왔다.

시계를 보니 자정이 다 되었다.

하숙집에 반겨주는 사람도 없지만 매자의 은근한 추파에 뭔가 기대를하며 하루밤 

신세지기로 하였다.

[그럼, 하룻밤 신세좀 지겠습니다...]

홋이불 한 장을 덮고 드러누워, 문 밖에서는 서로 옷을 입어보고 구두를 신어보고, 

서로 부러워 하는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고 말았다.

 

체면도 없이 늦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8시가 다 되었고, 밖에는 아침준비 하느라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미안한 마음에 이불을 개려고 하는데 숙자가 쪼르르 달려나와 

[용구씨! 수돗가에 세숫물 받아 놨어요, 그냥 나가세요] 하며 이불을 개기시작 했다.

"꼭 처갓집에 온기분이 들어 쑥스러웠다."

아침 밥상에는 김이 모락 모락 나는 백숙이 한 마리 삶아있고 식구 모두가 둘러앉아 

내가 앉기를 기다렸다.

[하하하, 이거 씨암닭 아닙니까?  제가 사위된 기분인데요...하하하...]

떠들석한 너스레에 모두 웃으며 숟가락을 들었다.

이때 숙자 어머님이 다리 한쪽을 쭉 ㅉ어서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닌가?

[이런건 사위가 받아야 하는데...하하하, 아므튼 잘 먹겠습니다.]

얼른 받아 맛있게 뜯어 먹었다.

 

열시쯤 되어 숙자를 데리고 진주로 돌아오게 되었다.

[숙자씨! 우리가 신랑 각씨된 기분이네요? 씨암닭을 다 얻어먹구...]

숙자는 몸둘바를 모르고 고개만 숙이며 부끄러워 했다.

[숙자씨! 힘내세요? 나는 내숭떠는 사람을 제일 싫어하거든요..., 모든일을 즐겁고, 

기분좋게 생각하면 모든게 잘풀려요, 알았죠?]

[네! ... ...]

 

진주에 도착한 우리는 잠시라도 머물곳이 없어 하는수 없이 하숙집으로 갔다.

[용구형! 애인이야? 우와 멋쟁이 아가씨 숨겨놓고 호박씨 깟네...이따 해명 안하면...

알죠? 알아서해.. 형!]

같이 하숙하는 사람들의 야유와 부러움속에 방으로 들어왔다.

우리는 이력서 경력란에 "단위농협"에 임시직으로 근무한경력을 "농협"으로 쓰고 정규직인 

것처럼 "임시직" 표기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면서 ㅊ은 칼라 사진을 이쁘게 붙이고 보니 손색없는 이력서가 되었다.

[이젠 이걸 접수시키고 처분만 기다리면 되겠지?]

나는 손을 휴지에 닦으며 숙자를 쳐다 보았다.

[고맙습니다. 용구씨! 이 은혜 평생 잊지 않을께요...]

[은혜는 무슨 은혜, ... 그런데 총각냄새 나지 않아?]

[아뇨? 향긋한 냄새가 아주 좋아요... 깨끗하고... 그런데 하숙비는 얼마..?]

[하루 두끼먹고 한달에 27만원인데, 식사는 그저 그래요..]

[27만원이면... 네식구도 살겠다...?  빨래는요?]

[내가 하지,  누가 해줄사람이 있나? ]

[취직해서 진주에 살게되면 가끔 제가 빨래해드리면 안 될까요?]

[정말? 거짓말 하는거 아니지?]

[네, 해 드리고 싶어요..]

[이거 좀있으면 호강 좀 하겠네, 하하하... ]

-이력서는 내가 접수 시켜주기로 하고 숙자는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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